시작부터 불안불안
우리 출발할 수 있을까...?
우리의 숙소는 너무나도 멀어서 픽업조차 안되는 곳.
바우처상에는 여행사 사무실이 미팅포인트로 나와있었고 우리는 미팅시간보다 일찍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투어를 예약했는데 투어사무실의 문이 완전히 닫혀있다니....?
예약한 날짜는 휴일이 아니였고, 다른 투어사무실은 모두 문이 열려있는데..?
시작부터 심한 불안함이 앞섰고, 급하게 바우처에 적힌 투어 사무실 전화로 전화를 해보니 기다리랜다.
그렇게 미팅시간에 딱 맞춰 현지 가이드가 도착했고
미팅시간보다 20분 늦게 사무실 직원들이 도착해서 문을 열어주었다.
같이 투어를 할 예정인 다른 예약인원이 길을 잘못찾아서 더 오래 기다려야한다는 얘기는 미팅시간 15분 뒤에 들었고
그렇게 우리는 예정되었던 출발시간보다 약 4~50분정도 늦게 투어를 시작했다.
물소타기체험
소야 미안해..ㅠㅠ
원래는 자전거를 타고 물소를 타는 곳까지 이동해야 했지만,
우리가 호이안에 묵은 내내 날씨는 매우 비협조적이였기에 춥고 비오는 날 자전거를 타는 것은 불가능했고
차를 타고 소타는 체험을 하는 곳으로 이동했다.
에코투어를 함께하는 인원은 총 4명.
저 멀리서 물소 한마리가 다가왔고, 1마리의 물소로 4명의 사람이 번갈아가면서 체험을 했고
한명이 체험을 하는 동안 나머지 사람은 추위와 싸우며 기다려야했다.
그래도 가이드가 친절했고 한명 한명 사진을 찍어주기 위해 흐린 날씨에도 최선을 다해줘서
기분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았었다.
높이가 높은데다 소가 움직이면서 흔들리니까 중심을 잡기가 어려워서 조금 무섭긴 했지만
물소는 생각보다 순하고 예뻤고, 털은 보들보들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승마를 하는걸까..?
동물과 교감하는 것은 항상 행복하고 기쁜 일이지만,
추운 날씨에 총 4명의 체중을 감당해야하는 물소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물소는 하루에 수십킬로를 가는 지구력이 높은 동물이라 잠깐 사람을 태우는 것 정도로는 힘들지 않다는데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관점에서 본 이야기이지만, 조금은 마음의 무게를 덜어주는데 도움이 되었다.
바구니배 체험
야~이야~아~ 내나이가 어때서~
물소투어를 마치고 한참을 차로 이동해서 도착한 곳은 바구니 배를 타는 선착장.
식당의 한켠에서 바구니배를 탑승하도록 되어있었다.
하늘에서는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고, '내 나이가 어때서'가 선착장이 떠나가라 울려퍼지고 있었다.
아직도 귀에서 그 노래가 귓벌레처럼 울려퍼지는 것 같다.
수십, 수백개의 빽빽한 바구니배
앞, 뒤, 양옆에서 다른 배와 부딫혀가며 전진하고
여기저기 울려퍼지는 한국노래 '내 나이가 어때서' '잘못된만남' '강남스타일'
아 이건 내 취향이 아니다...ㅠ
비를 맞으며 한참동안 배가 전진하니 조금은 한적하고 이국적인 풍경이 나온다.
사실 우리가 원한것은
어린 코코넛 잎으로 만든 메뚜기와 꽃
한적한 강 위에 동동 떠있는 작고 예쁜 바구니배
그물로 물고기를 잡고, 낚시를 하는 현지 어부들의 모습이였는데...
팁을 줄 때까지 비를 맞으며 듣는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현지인 아주머니의 프리스타일 랩.
랩인지 타령인지 알 수 없는, 뭔가 오묘~~~한 느낌의 노래.
노래방을 가도 마이크를 내려놓지 않고 눈치싸움을 해가며 전투적으로 노는 민족인 나는
다른 언어의, 뜻도 알 수 없고 흥겹지도 않은 민요인지 타령인지 랩인지 혼잣말인지 알 수 없는 종류의 사운드를
강제로 듣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금은 스트레스였다.
어르신들끼리 오신 팀들이 주로 많았는데 이 중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듯 했다.
타국에서 큰 소리로 흘러나오는 한국가요가 반가우신지 연신 어깨춤을 추고 밝은 표정을 지으며 신나하는가 하면
'대체 여긴어디고 나는 누구고 왜 여기에 있는가'를 모든 표정으로 보여주는 분들도 보였다.
사실 나는 처음에는 해외에서 흘러나오는 한국 가요가 신기하고 반가웠고
특정 구간을 지날때마다 배를 멈춰놓고 노래를 부르고 박수를 치며 강제로 팁이 나올때까지 움직이지 않는 모습에 놀랐고
큰 소리로 흘러나오는 여러개의 노래가 중첩되어 들리는 구간에서는
직업상 남들보다 귀가 예민해서인지 두통과 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야~이야~아~ 내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사랑하기 좋은 나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행하면서 듣기 좋은 노래는 아닌 것 같아.
이곳의 플레이리스트를 정비해주고싶다.
세상에 강과 이국적인 풍경, 예쁘고 동그란 바구니배에 어울리는 한적하고 사랑스러운 음악이 얼마나 많은데..
넓고 한적한 강가로 나오니 이제야 좀 숨통이 트인다.
[여기, 상업화가 되기 전에 왔다면 꽤 좋았을 것 같아.]
배멀미가 심한 언니가 한참동안 아무말없이 있다가 한적한곳에 도착하자마자 한 첫 마디.
트로트를 선호하지 않고, 팁을 강제하는 분위기가 언짢았던것은 나 뿐만은 아니였나보다.
낚시그물을 던지는 모습.
더 가까이 가서 보고싶은데.....
그러면 투망에는 물고기 대신 내가 잡히겠지?
어쩌면 저 어부 인생에서 가장 큰 낚시감이 아닐까?
쓸데 없는 생각을 할 때가 나는 가장 신난다.
투어를 마치고 배를 탑승했던 식당에 자리잡으니 간단한 간식이 나온다.
간식이라기엔 생각보다 양이 많군.
현지식 음식은 항상 먹기 전에 이게 어떤맛일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오...? 의외로 먹을만해
월남쌈을 튀긴 것 같은데 바삭바삭한 식감이 맛있었다.
새우 샐러드...? 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의 메뉴였는데
야채와 새우중에서 새우만 쏙쏙 골라먹었다.
무슨 요리이던 새우가 들어간 것은 항상 옳다. (궁서체)
새우 마시쪙 //ㅅ//
호이안에서 만난 반쎄오.
사실, 다낭의 반쎄오바두엉에서 반쎄오를 너무 맛있게 먹어서 기대했는데 그냥 평범한 맛이였다.
야채와 새우가 들어간 부침(?)을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소스에 콕!
아까도 말했지만 새우는 항상 옳다.
그것이 껍질이 안까진 칵테일새우라고 하더라도.
후식으로 나온 과일
코코넛이라고 했는데, 안에 하얀 말캉말캉한것을 스푼으로 파서 먹는데
떫은 감과 한약재로 곤약젤리를 만든 것 같은 맛이였다.
다른 테이블에 있던 어르신들은 매우 맛있게 드시던데 내것이 상했었던걸까....ㅠㅠ
사실 여기까지만 경험했다면, 그래도 한명한명 잘 챙겨주는 친절한 가이드에
그 나라에서만 할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했는데 내 취향이 아니였구나 정도로 생각했을텐데...
식사를 하는 중에, 식당에서 팔뚝만한 쥐가 테이블과 주방을 신나게 돌아다니는 것을 봤다.
쥐와 아이컨텍을 한 순간, 먹었던 모든 것이 역류하는 느낌이 들었고 나는 결국 체해버렸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가이드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가이드가 다가와서 옆에 앉더니 트와이스의 모모와 사나가 에코투어를 하는 것을 도촬한 사진을 보여주고
그녀들도 즐거워하며 했던 체험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니 트립어드바이저에 리뷰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적당히 알겠다고 대답하고 숙소에 돌아가서 혼신의 리뷰를 작성해주마. 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니가 트립어드바이저에 리뷰를 작성한 것을 확인하고나서 15분뒤에 차가 우리를 픽업하러 올거야.]
대충 하하하 좋아요 라고 영혼없는 리뷰를 남겼더니 가이드가 리뷰 내용까지 꼼꼼하게 확인하고서야 돌아올 수 있었다.
간혹 데일리 투어중에서 리뷰 작성을 강요하는 가이드가 있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리뷰를 작성해야 픽업차량이 온다는 방식으로 강요를 할거라곤 생각못했다.
숙소에 돌아와서 강요에 의해 작성한 리뷰를 지우고, 솔직하게 리뷰를 다시 써서 올렸는데
몇일 뒤 누군가가 내 리뷰가 트립어드바이저 정책을 위반했다고 신고했다는 메일을 받았다.
내 리뷰에 문제가 있다면 리뷰가 삭제될 수 있다는 메일이였는데
당연하게도 내 리뷰는 트립어드바이저에서 'LONG PHU TOUR'를 검색하면 아직도 확인이 가능하다.
사실 에코투어에서의 팁을 강요하는 분위기는
관광지로 상업화가 많이 된 곳에 방문하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내용이고,
트로트가 크게 울려퍼지고 사람이 많은 관광지라는 것은 개인의 취향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투어에서 불쾌함을 느꼈던 것은 어디까지나 음식점의 위생과, 투어가이드의 리뷰강요가 결정적이였고
비방의 목적이 아닌 사실을 기반을 썼음에도 좋지 않은 내용의 리뷰가 달리자마자 신고를 하는 행위가 매우 언짢았던 투어였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리뷰를 써주지 않으면 차를 출발하지 않겠다는 것은
어쩌면 조금은 신변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강요가 아니였나 생각해보면서
나와 같은 불쾌함을 느끼는 이가 없길 바라는 마음에 사실을 기반으로 썼다.
몇가지만 아니였다면 꽤나 만족스러운 투어였을텐데 라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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