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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의 여행

알라만다 에스테이트(Allamanda Estate in hoi an)

홍수.예약취소.환불불가
취소될 뻔 했던 일정


폭우가 쏟아지던 다낭을 뒤로하고
호이안으로 가는 차 안에서

제발 호이안은 비가 안오게 해달라고
천지신명님과 모든 존재하는 신에게 기도했는데

창밖의 비는 점점 거세지고 앞을 구분하기도 어려울 만큼의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아.. 나는 무교였지?


논밭에 물이 가득 차서 호수처럼 변하고
도로와 인도가 사라지고
강이 범람하는.. 

내가 호이안에 도착한 첫날.
호이안은 홍수가 났다.

그리고 이튿날 우리에겐 청천벽력같은 메일이 도착했다

[홍수로 인해 접객이 불가하니 예약을 취소해 주십시오 -  알라만다 에스테이트]


자연재해로 해외에서 갑작스럽게 숙소예약이 취소될거라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으리라...

급하게 새 숙소를 결제하고,
예약을 취소하려고 아고다에 접속했는데

[환불불가]

묵지도 않은 숙소의 가격을 결제하란말인가

황당함에 숙소측에 메일을 보냈는데
이튿날 돌아온 답변이 더 당황스러웠다.

[비가 그쳐서 접객이 가능하니 예약을 취소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알라만다 에스테이트]

급하게 새로 예약한 숙소는 하루전이라 예약취소가 불가능한 상태.

이러든 저러든 이중으로 숙소비가 나갔고
아름다운 경관을 보며 힐링하겠다고 일정 중 유일하게 기대했던 숙소인데 체크인도 하기 전부터 마음이 불편했다.


친환경적인 숙소
그래도 벌레는 싫어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방을 둘러보는데..

숙소에 오기 전까지 모든 기분나빴던 것들을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다.

태풍이 오고 홍수가 났는데도
룸컨디션은 최상.


3인실을 예약했는데 룸 두개를 배정받았다.

가운데 거실처럼 약간의 주방과 테이블
쇼파까지 이용 가능하고

숙소 두개가 독립적으로 되어 있었다.


체크인 시 룸 설명을 하던 직원이

[벌레가 들어오니 커텐을 꼭 쳐주세요.]

이렇게 뷰가 아름다운데 커텐으로 사방을 막으라고?

그럴거면 여길 왜 선택했겠어.


아무리 데굴데굴 굴러도 끝이 없이 넓은 침대.
보송보송한 시트와 푹신푹신한 침구

그래 이게 침대지! (감동)

베트남에 와서 처음으로 꿀잠을 자겠구나!


무료간식과 물. 커피

난 여기서 인생과자를 만나버렸다.

Cream-o

무슨 오레오같네 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과자가 있다니

꼭 사가지고 입국해야지 라고 다짐했는데
결국 못찾았다 저 과자ㅠㅠ


방을 구경하는 사이 어느새 비가 그쳤다.

주변을 뚤레뚤레 구경하다가 방에 들어왔는데

역시 방이 최고야.
늘 짜릿해.

혼자서 신나있는데 언니가 갑자기

[야 저거 뭐야?]


그녀가 가르킨 곳에는 몸통만 엄지손가락만한 벌레가 이ㅆㅇㅓㅎ다. 으이ㆍㅇㅓ아

급하게 사진을 찍고 (직원을 보여줘야되니까)

어쩌지 어쩌지 하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이
언니는 다른방으로 사라져있었다. 나쁜.... ㅠ

리셉션에 전화를 걸어서

[룸넘버 ㅇㅇㅇ 여기 벌레..  벌레... 엄청큰벌레..  으아아  빨리 헬프미]
 
전화를 받은 리셉션 직원은 침착하고 차분하고 정중했지만 나는 그녀가 빨리 전화를 끊고 뛰어와주길 원했다.

잠시 후 남자직원이 방에 와서 벌레를 우산으로 골프하듯이 날려보냈고 (나이스샷)

나는 그에게 베리깜언 이라고 말했다.


폭풍같은 시간이 지나고

여전히 뷰만큼은 최상으로 아름다운 숙소에
해가 지고 밤이 찾아왔다.

누가 그랬던가.

밤은 모든 벌레와 찡쪽(도마뱀)의 시간이라고.


수영장에 10종류가 넘는 벌레와
심지어 소금쟁이까지 수영을 하고 있는데

그래도 수영을 하겠다고 수영복을 입고 나왔더니
직원들이 서둘러서 벌레의 사체만 건져줬다.

저기 살아있는 소금쟁이도 건져주시면 안되는건가요....


옆에선 개구리와 오리와 찡쪽이 합창을 하고

천장에서는 자꾸 찡쪽이 편식을 한다.
아니 이노므 도마뱀은 무슨 식성도 까다롭지

그리고 테이블 매너가 개판인게
자꾸 먹던 벌레를 침대시트로 떨어트려서
치워도 치워도 끝이없고

난 결국

찡쪽과 오리와 개구리와 수십마리의 벌레(사체)와 동침했다.


따뜻한물이 안나와서 제대로 써보지도 못했던

쓸모없이 뷰만 예쁜 야외욕조와


수건과 샴푸통에서 벌레가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준 야외 샤워시설도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지나고 보니 추억이고
남다른 기억이 된 것 같다.

뷰가 최상으로 아름다운 곳에서

나만큼 다채로운 경험을 한 이가 있을까.


조식은 양이 넘치게 많고
먹을만했지만

가는길에 광활한 들판을 달리는 쥐를 발견했기에

결국 우리는 체할것 같은 기분을 안고
체크아웃을 해야했다.

이 숙소에 묵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친환경적인것이 항상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그리고 부디 언젠가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조금은 위생적인 곳으로 변해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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