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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의 여행

잇벵 산사이 축제

라푼젤의 주인공이 되다.

잊을 수 없는 풍경


땅의 신에게 잘못을 비는 러이끄라통

하늘의 신에게 소원을 띄우는 잇벵 산사이 축제 


나는 사실 잘못을 비는 것 보다는 소원을 비는게 더 좋았다. 


자국민들끼리 행사를 진행하고 난 뒤에, 외국인과 귀빈을 위해 란나 연구소에서 시행한다는 축제. 


한국에서는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축제의 투어.

뿐만 아니라 매년 날짜가 변경되서 정보도 너무 부족했다. 


지난번 방콕에 갔을 때 사귄 툭툭기사는 영어를 못해서 의사소통이 불가했고, 

안되는 짧은 영어로 수많은 해외 사이트를 뒤지고 뒤져 몇개월만에  VIP 티켓을 구하는데 성공했다. 



우리는 이곳에 벌건 대낮에 도착해서 

축제의 음식을 먹고, 선물을 받으며 시간을 보냈다. 


행사가 7시부터 시작하니까 6시 30분에는 자리에 착석해야한다고 언니를 재촉하는데 그녀는 천하태평이다. 


빨리 가서 앉지 않으면 좋은 광경을 다 놓쳐버리고 말텐데, 그럼 여기 온 이유가 없는데 

답답한 마음이 한가득인 나와는 달리 그녀는 태평하게 여기저기 구경하며 천천히 자리로 돌아왔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등불을 붙이는 행사는 하늘이 온통 캄캄해지는 밤 늦게서야 시작하고 

7시에는 개회사, 각국 대표 VIP등의 인사. 

스님들의 주최하에 마음을 정화하는 행사등이 진행되므로.... 서두를 이유가 하나도 없었던것. 



행사의 언어는 영어와 태국어가 주였고, 한국어는 1도 없었기에 

나는 당연히 지금 무슨 내용의 행사를 하는 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고 기다리는 시간은 매우 지루했다. 


숨을 가슴으로~ 머리로~ 발끝으로 보내며 마음을 평온하게 하라는 스님의 말씀을 (영어로) 듣고도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기에 소 귀에 경읽기가 따로 없다. 


그렇게 몇시간을 뚤레뚤레 눈동자를 굴려가며 주변을 구경하니 드디어 사람들이 부시럭거리며 일어나서 

콤러이(퐁등)에 불을 붙이기 시작한다. 



갑자기 부산스러워진 주변에, 서둘러 불을 붙이고 

원, 투, 쓰리~~~ 를 외치는 순간 



수많은 사람들의 소원이 동시에 하늘로 날아오르는 정경은 

죽기전까지 평생 잊을 수 없는 광경.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푼젤에서 딸을 잃은 왕비가 매년 딸의 생일마다 풍등을 띄워올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나는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도 괜한 설렘과 감동으로 눈물을 흘렸었다.


내가 그 풍경속에 들어와 있다니. 


이많은 사람들은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그리고 내 소원은 하늘의 신님께 잘 도착했을까 


생각이 많아지고 감성이 풍부해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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