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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의 일상

모란역 댄스연습실

발레를 배운지가 벌써 6개월 쯤 됐나보다. 

나는 원래 흥이 많은 인간이라 
음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몸이 둠칫둠칫을 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춤을 잘 추지 못하고, 춤추는것을 그닥 즐기진 않는 편이였다. 

춤을 춘 기억이라면 
학생때 HR시간에 한국무용을 배웠던 기억을 제외하고는 
최근 다녔던 회사의 송년회 무대에 서기 위해서 
동기들과 같이 롤리폴리를 연습해서 췄던 기억이 나는데 
그건 그다지 즐거운 기억은 아니였다. 

언니가 발레를 배워보지 않겠냐고 제안했을때도 
선뜻 수락하지 못하고 거절했었는데 내가 발레를.
그것도 6개월이나 꾸준히, 재미있게 하게될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입문반이 매트+발레바만 몇개월을 한다고 하는데 
내 발레 선생님은 매우 의욕적인 분이라 
발레바 + 센터 + 무용작품을 번갈아가면서 하셨고 
항상 숙제아닌 숙제를 내주곤 하셨다. 

성인발레 취미반인데 어느순간부터 숙제를 하기 위해 주말에도 연습을 하고
틈날때마다 수업영상을 보는게 당연해지기 시작할 때 쯤
집 근처에 있는 댄스연습실을 1시간 빌렸다. 

파티룸대여나 호텔 반캉스 같은건 여러번 해봤지만 
댄스 연습실 대여는 처음이다. 

과연 얼마나 잘 집중해서 연습을 할 수 있을까 고민반 기대 반
네이버로 예약을 하니 입구 비밀번호와 사용방법이 담긴 문자를 받고 
안으로 조심조심 들어가봤는데 핑크색이 가득한 작은 공간이 나왔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좁고 긴 복도를 지나 예약한 방으로 가서 불을 켰다. 

딱 2명이 연습할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공간. 

연습실 안에는 핸드폰을 고정해서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삼각대와 
블루투스 스피커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발레를 연습하러 온 나에게는 크게 필요가 없는 물건들이라 사용하지는 않았다. 

2명이 연습하기 좋은 적당한 공간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연습을 해보니 좌우로 왔다갔다 하기에 동선이 짧고 자꾸 부딫히게 되지만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온전히 집중해서 연습할 수 있는 건 색다른 경험이였다. 

커피값정도밖에 안되는 저렴한 금액을 생각하면 아주 착한 연습실인것 같다. 

연습이 끝난 뒤 텅텅 비어있는 다른 연습실을 기웃거려본다. 

아 여기가 더 넓구나
처음이라 제일 저렴한데로 예약했는데 
다음엔 좀 더 넓은데를 예약했다고 재잘거리며 연습실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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