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 중 한명이 귀국하는 날.
일정내내 '제대로 먹은게 별로없다'는 얘기를 해왔던지라
돌아가는 날 만큼은 맛있는 걸 먹고 여유있게 쉬다가 보내고 싶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날의 감정이야 모두가 다 다르겠지만
일정내내 흐리고 비가 와서 기대했던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해서일까
귀국하는 그녀의 얼굴은 새까맣게 변해있었다.
그래 아무래도 아쉬운 마음은 숨기기가 어렵겠지.
CHACHA's CAFE
바람이 미친듯이 몰아치는 화이트비치 해변에서
날씨 맑았더라면 뷰가 정말 훌륭했겠다 싶은 위치에 있다.
각자 칵테일과 커피, 간단한 먹을거리 등을 주문한뒤
이모와 언니는 카페에 있는 수영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같이 앉을까 했지만 밖은 추웠고
떠날 사람의 얼굴은 날씨만큼이나 차가웠다.
감기와 두통을 핑계삼아 실내에 앉아서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는동안 쉬기로 결정했다.
언니는 여기에서도 원하는 메뉴를 주문했다가
[그 메뉴는 지금 안되는데요...]라고 거절을 당했고
시무륵하게 아무거나 골라달라고 해서
나는 그녀의 몫까지 2개의 칵테일을 주문했는데
하나는 쓰고 오묘한맛이였고 하나는 너무 달았다.
코코넛케이크
이건 엄청나게 맛있었다.
보라카이에서 먹은 음식들 중
주문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몇 안되는 메뉴였는데
내내 얼굴이 시커멓게 죽어있던 이모도 이 순간만큼은 눈이 반짝거렸다.
해산물 튀김
튀김은 원래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고 하는데 이건 좀 아쉽다.
국내에서 진짜 맛있는 가지튀김을 먹은지가 얼마 안되서였을까
아니면 엄청나게 맛있는 텐동집을 알고있어서일까
따뜻하게 막 튀겨져 나왔다는거 외에는 흔한 튀김이였는데
이모는 굉장히 흡족해하면서 맛있게 먹었다.
그래 가기 전에 기분좋게 배라도 든든하게 채워서 다행이다 싶다.
이모를 샌딩차에 태워서 공항으로 보내고 돌아오는 길
혼자 보낸 이모가 신경쓰이고 걱정된다.
여전히 비는 오고있고 바람도 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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