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소개했던 콰이강의 다리에 위치한 수상 레스토랑
다리 옆에 바로 보이는 곳이며, 다리와 가깝고 쉽게 찾을 수 있다.
예쁜 외관과 수상 레스토랑이라는 점, 야외에서 예쁜 풍경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콰이강의 다리를 편하게 앉아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등 장점이 많은 곳이다.
딱 한가지 단점이 있다면 맛이 없다는 것?
레스토랑의 외관
저 길을 따라 내려가면 레스토랑이 나오고, 이른 시간이라 아직 손님이 많지는 않다.
안에는 간단한 음료를 즐기고 있는 외국인만 몇명 보이고 식당 종업원들은 점심 손님들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였다
"여기라면 제대로 된 똠얌꿍과 타이거새우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여기서 밥 먹고 디저트도 먹고, 여유있게 시간 보내고 나가자."
레스토랑의 분위기도 맘에 들었고, 여태 먹었던 태국 음식들이 모두 맛있었기에
언니와 내가 약속이나 한 듯이 들뜬 마음으로 로컬 음식 뷔페와 똠얌꿍을 주문했다.
나는 뷔페에 가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디저트 코너를 기웃거리는 일이다.
밥을 먹으러 간건지 빵이나 과일을 있는대로 잔뜩 먹으러 간건지
목적이 불분명하고 주객이 전도된 듯 하지만,
가장 먼저 디저트 코너에 가서 어떤 과일이 싱싱해 보이는지,
어떤 빵이나 음료나 간식거리가 있는지를 먼저 체크하고 후식으로 뭘 먹을지를 먼저 선택한 뒤에서야
주 메뉴를 하나씩 고르며 밥 배와 간식 배의 용량을 나누곤 하는데, 이날은 저기 걸려있는 바나나 송이에 시선이 팔려서
(저걸 먹으라고 매달아 둔건지, 장식용인지가 궁금했다.)
간식 메뉴를 대충 훑어보고 바로 식사 메뉴를 가지러 이동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요리.
여태껏 먹은 태국의 볶음 요리는 다 맛있었기에,
그러나 처음 보는 요리라 꺼려지기에 접시에 소심하게 아주 조금만 담고 빠르게 다음 메뉴를 스캔.
태국에 오기 전 TV를 보다가 우연히 알게된 음식 '쏨땀'
약간 덜 익은 파파야와 마른 새우, 고추 등의 양념을 넣고 절구통에 빻아가며 만드는 음식
새콤달콤짭짤매콤. 내가 좋아하는 맛의 요소를 다 갖추었다는 이 요리
태국에 방문하면 꼭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메뉴를, 따로 주문한 것도 아닌데 이곳에서 발견하다니.
나는 행운아가 분명하다며 접시에 덜고 흐뭇한 마음으로 다른 메뉴를 스캔.
태국 요리에는 항상 들어가는 고수.
아직까지 고수님과 친해지지 못한 탓에 좋아하는 새우와 해산물만 골라서 조금 담았다.
음식 맛에 대한 편견과, 눈으로 하는 편식은 나이를 먹어도 쉽게 고치기가 어렵다.
이런 편견과 편식을 버려야 세계의 맛있다는 음식들을 자유롭게 먹어보는 진정한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는데
그런 의미에서 나는 아직도 초보자이고 초딩 입맛이다.
치킨과 감자튀김.
평소라면 너무나 사랑하는 메뉴이고, 1인1닭을 외치는 사람이지만,
태국까지 와서 치킨을 먹고싶지 않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런지 손이 가지 않았고 조금도 먹지 않았다.
차라리 치킨과 감자튀김을 열심히 먹었더라면 포만감도 들고 조금은 덜 불쾌했을까 싶다.
석쇠와 고기가 만나면.. 개인적으로 맛이 없는 것이 불법이고 반칙이라고 생각한다.
이름을 물어봤으나,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은 것인지 'Pork' 라고만 대답해주었는데
난 사실 저 고기가 돼지고기인지 소고기인지보다 저 위에 발라진 노란색 소스는 무엇이며,
무슨 맛이며, 이 음식의 이름은 무엇인지가 궁금했었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과,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의 대화는
질문자의 의도를 제대로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나 보다.
우리나라의 전 같기도 하고, 동그랑땡 같기도 한 이 메뉴
열심히 만들고 있는 직원에게 메뉴의 이름을 물었으나
부끄러운건지 뭔지 알 수 없는 웃음을 짓더니 사라져버렸다.
아니 이름은 알려주고 가도 되는거자나..? 대체 왜?
다른 직원을 붙잡고 이름을 물었으나 '코코넛' 이라고만 말해주고 또 알 수 없는 웃음을 짓고 사라진다.
코코넛으로 만든 부침개 종류인가보다.. 생각하고 한개 정도 접시에 담아본다.
태국의 간식 중 하나라는 '카놈크록'
코코넛밀크로 만드는 풀빵이라고 하는데, 타코야끼 팬 같이 생긴곳에다 풀빵을 만들고 있었다.
역시나 음식 이름은 알려주지 않았고 (대체 왜???) 코코넛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눈을 피한다.
최대한 짧고 알아듣기 쉽게 "Food name?" 이라고도 물어봤으나 대답이 없다.
여지껏 태국에서 의사소통을 할때, 짧지만 영어, 한국어, 태국어를 다 사용해서 의사소통을 했고
그 때마다 영어를 잘 하는 편인 언니보다 내가 현지인들과의 의사소통이나 대화가 잘 통했고
'나는 그것을 일반적인 현지인과 나의 영어 실력이 비슷하기 때문' 이라고 어림잡아 생각했었는데
이 식당에서의 의사소통은 언니도 나도 당췌 무슨 말을 걸면 웃다가 사라지기만 하고
뒤에서 자기들끼리 소곤거리며 깔깔깔 거리는데 태국에서 현지인에게 처음으로 불쾌감을 느낀 날이었다.
쌀밥을 생각하고 가져왔으나 코코넛과 망고, 쫀득한 찐 쌀로 된 망고밥(엄청 달아서 먹기가 힘듦)
그럭저럭 평타를 해 주었던 립.
새콤달콤짭짤매콤의 맛이 다 있기는 한데 화합이라곤 1도 모르겠고 맛의 자기주장이 강했던 쏨땀.
한개 먹고나니 모든 식욕을 말끔하게 날려버릴 정도로, 치가 떨리게 달았던 카놈크록.
노란 소스가 대체 무엇이니, 왜 숯불에 구운 고기가 어떻게 맛이 없을 수가 있는거니. 철저하게 나를 배신한 이름모를 Pork.
입을 씻어줄거라고 기대했으나 쓴맛만 남겨놓고 떠나간 오이와 밍숭맹숭한 토마토.
이 음식을 다 먹을 때 까지 얼굴도 구경하지 못한 똠얌꿍까지..
음식을 먹기 전에 느낀 불쾌함 때문이였을까, 아니면 이곳의 음식 맛이 심각한 수준이였던걸까.
그동안 먹었던 태국 길거리 음식들은 하나같이 맛있었기에, 그럴듯한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를 더욱 기대했는데
이곳의 음식은 전체적으로 단맛의 자기주장이 강해서 많은 양을 먹기가 어려웠다.
결국 똠얌꿍은 주문을 취소했고, 메뉴를 만들기 전이였다며 선뜻 주문을 취소해 주었다.
주문하고, 뷔페를 한참 돌면서 사진찍고 메뉴고르고 밥을 먹느라 3~40분은 넘었을텐데 왜 아직 조리전인지 궁금했지만
더이상 이 레스토랑의 누구와도 의사소통을 하고싶지 않아 더는 묻지 않았다.
계산을 기다리며 강 주변을 둘러보고, 제법 좋은 날씨에 예쁜 풍경을 돌아보고서야
기대 이하였던 음식맛과, 이루 말할 수 없는 불쾌감을 주었던 직원들의 태도에서 온 불쾌함과 분노를 조금 내려놓았다.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을 달아주시면 가능한 성심성의껏 답변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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