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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차의 여행

너무 맛있어서 세번 갔다. 크랩하우스(Crab House, Phu Quoc)

너무 맛있어서 세번 갔다. 크랩하우스
Crab House, Phu Quoc

가장 기다렸던 시간

푸꾸옥에서 가장 기대했던 장소가 딱 두군데 있었는데 

하나는 빈펄랜드, 또 하나는 크랩하우스였다. 

꽃게를 양껏 싸게 먹을 수 있다는 얘기에 들떠있었고, 
[저녁먹으러 가자] 라는 얘기에 가장 먼저 벌떡 일어나서 잽싸게 움직였다. 

푸꾸옥 중심가에 위치한 크랩하우스는 야시장에서 조금 걸어가면 되는데 
구글지도를 이용해서 야시장을 구경하면서 걸어갔기 때문에 배고픔은 2배가 되어 있었다. 

사실 어느 식당이든 들어가면 인테리어를 둘러보고
전체적으로 한번 스캔을 하기 마련인데, 이번만큼은 예외다.

내 관심사는 오로지 메뉴판.

한국에서부터 열심히 검색해가며 꽃게를 먹겠다고 온 내게 인테리어는 뒷전이였다.

이곳의 점원은 영어를 잘 하는 편이였고,
우리는 의사소통에 불편함 없이 3명이 먹었을 때 적당하다는 직원의 추천에 따라 Combo4를 주문했다. 

게 먹을 배도 부족해.

한국에서 이 식당을 검색했을 때 '게살볶음밥'을 먹는 사람이 많다는 글을 봤었는데

주문을 하면서 언니가 나에게 슬며시 묻는다.

[너 게살볶음밥 먹을거야?]

[아니 굳이 그런걸 왜 먹어? 게 먹을거야.] 

굳이 해외까지 와서 게살볶음밥이라니.. 

게가 있는데 굳이 볶음밥으로 배를 채운다고? 대체 왜? 

[너 분명 안먹는다고 했다.]

언니가 의미심장하게 한번 더 못을 박는다. 

테이블에 그릇과 식기가 세팅되어 나온다.

사실 나는 해외에 있는 식당엘 가면 꼭 맥주나 음료따위를 주문해서 먹는 편인데

이날은 음료도 주문하지 않고 포크만 쪽쪽 빨면서 빨리 메뉴가 나오길 기다렸을 정도
바닷가에서 먹는 싱싱한 게를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었다.

드디어!!!!!!! 


손씻는 물과 함께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게는 정말 맛있었다.

간도 적당한데다 무슨 마술을 부린건지 아주 향긋하기까지 했다.


함께 나온 빵은 게 밑에 있는 올리브오일에 찍어먹었는데 
게, 오징어, 새우와 야채의 향이 제대로 배어있는 올리브오일조차 맛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감바스의 올리브오일에 빵을 찍어먹는것과 비슷한 느낌인데
감바스보다 몇배는 고급스럽고 향긋한 맛이였다. 

인간은 도구를 쓰는 동물이건만,
나는 포크따위는 써본적도 없는 사람인것처럼 두손으로 게를 잡고 뜯었다. 

내가 먹고있는데, 내 입으로 사라지는게 아깝다. 

손 씻는 물이 분명 있었지만 나는 손에 뭍은 소스조차 아까워서 
손을 쪽쪽 빨아가며 게와 새우를 집중 공략했고, 

나보다는 입맛이 까다로운편인 언니와 형부도

만족스러워하며 맛있게 각자의 방법으로 식사를 마쳤다.

게살볶음밥? 누가 그런걸 먹어?

손 씻는 물에는 라임과 허브가 있어서 손을 씻고난 뒤 손에서 아주좋은 냄새가 났다. 

다 먹고 일어나려는데 언니가 한번 더 묻는다. 

[너 게살볶음밥 안먹는댔지? 그럼 그냥 간다?]

[아니 나 게살볶음밥 포장해갈래.]

[왜~ 게살볶음밥 누가 먹냐며? 그런걸 왜 먹냐며~?] 

언니는 불과 몇분전에 게살볶음밥을 안먹겠다고 했던 사람 어디갔냐며 깔깔거리고 웃었다.

세명이서 게를 원없이 먹고, 볶음밥을 포장하고 한국돈으로 7만원정도. 

을왕리나 소래포구에서 조개찜이나 조개구이가 한상이 기본 10만원인것을 생각해보면 
아주 싸고 맛있는 저녁식사였다. 


해외에서 한번 간 식당은 아무리 졸라도 두번다시 안가는 언니가.
숙소를 옮겼는데 굳이 택시까지 타고 이 식당에 다시 가는것에 동의했을 정도면 말 다했다. 

사실 가더라도 다른 메뉴를 주문해서 먹을법도 한데 

같은 식당을 세번이나 다시 방문해서 같은 메뉴만 세번을 먹었을 정도로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7박 8일간의 푸꾸옥여행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는 메뉴였다고 확신한다.

그리고 갈때마다 게살볶음밥을 포장했다는것은 안비밀.




2020.04.02 모바일 다음 메인에 소개되었습니다. :)




Crab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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