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차의 일상

라섹수술 후기 (수술 1년 6개월 경과)

알랍차차 2024. 11. 9. 01:00

작년 늦은 봄쯤 라섹수술을 했다 
평소 흔히들 이야기하는 마이너스 시력이라 
안경을 구매할때만 안경알 압축만 최소 두번을 하고 
그래도 안경알이 너무 두꺼우니 얇은 안경테나 무테 안경은 못했던 나였다. 

언니의 권유로 라식수술을 하게 되긴 했지만
수술을 받기 전까지 내 생각은 
안경을 쓰면 되고, 
필요할땐 원데이 렌즈를 착용하면 되니 
아픈것도 아닌데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수술을 해야하나. 라는 입장이였고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라 [그 돈이면...] 이라는 생각을 놓을 수 없어서

라식/라섹 수술은 나에게 있어서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미용 목적의 수술' 이었다. 

안과에서 먼저 수술전에 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를 하는데 
나는 각막도 두껍고 안압도 평균 수준이지만
시력이 너무 낮고, 절사량(각막을 깎아야 하는 양)이 많아서 
라섹수술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술 당일.
보호자와 같이 오는게 좋다고 해서 언니랑 함께 병원에 왔는데
이거 정말 중요하다. 수술 당일 보호자 무조건 필요하다 

수술이 끝나고 한 10초정도 안경없이 눈이 잘 보여서 행복했다가
그 뒤부터 급격하게 앞이 안보이기 시작하는데
온 세상의 모든 불빛이 가시가 되서 내 눈을 찌르는 것 같아서
서 있을 수도, 걸을수도, 앞을 볼 엄두도 나지 않았고 

눈은 너무 시리고 따갑고 눈부셔서 계속 눈물만 줄줄 흐르는데 
눈이 너무 아파서 코도 같이 붓고 나중엔 두통도 생겨서
그때부턴 간호사가 약을 설명하는데 뭐라는지 하나도 안들렸고

택시를 타고 간신히 집으로 오긴 했지만 
그날로 돌아가야 한다면 수술을 다시 생각해볼 것 같다. 
그정도로 괴로운 수술 1일차였다. 

보통 라섹은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3~4일에서 일주일까지 좀 힘들고 
보호렌즈를 빼고 난 뒤부터 시력이 차츰 회복된다고 하는데 

나는 4일차까지는 빛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강한 눈부심, 빛번짐 때문에 우느라 일상생활 절대불가능 상태였고
2주~1개월까지는 건조증에 시달리면서 괴로웠는데 

사실 그때까지는 시력이 0.6~0.7정도 수준이였어서 
시력이 진짜 확 좋아진것도 아닌데 도데체가 내가 왜 돈주고 이 고생을 하나 싶어서
스스로가 한심하고 화도나고 그랬었던 것 같다. 

보호렌즈를 빼고 며칠 지나고 나니까
그때부터 '아 수술하길 진짜 잘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의 고생이 다 한번에 보상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주변에 누군가 라식/라섹 수술을 아직 안한 사람이 있다면 
꼭 하라고 권해주고 싶을 만큼 만족도가 높다. 


물론, 내 가방엔 언제나 인공눈물이 들어있고
나는 아직도 피곤하면 빛번짐이나 눈 시림을 느끼지만

'굳이 비싼 돈 들여서 하는 미용 목적의 수술'이 아니라
'삶의 질을 엄청나게 올려주는 말 그대로 개안한 수술'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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